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목격자들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는 100% 실화는 아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역사적 사실이고, 어디부터 허구일까.

영화의 중심 인물은 두 사람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전세계에 처음 고발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 그리고 그와 동행했던 서울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 분).

‘고지전’, ‘의형제 등 남성적인 액션 영화를 주로 연출해왔던 장훈 감독은 6년 만에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담은 이 영화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2003년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수상 소감을 듣고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당시 힌츠페터는 자신과 광주까지 동행한 택시운전사 김사복과 광주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극화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처음 장훈 감독은 힌츠페터의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그러나 직접 독일에 가서 당사자를 만난 후, 생각이 달라졌다.

장훈 감독은 1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택시운전사’ 기자간담회에서 “독일에 직접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를 만나러 갔다. 영화 이야기를 들려 드렸는데 너무 좋아해줬다. 스스로 ‘피터’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을 쓰길 원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 극화된 이야기임에도 실명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영화 속 시간의 흐름은 힌츠페터가 실제로 광주에 머물렀던 여정을 그대로 따라간다. 반면, 영화 속에 등장한 광주 시민들은 실제 당시 증언을 바탕으로 창조된 인물들이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연기한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사진=쇼박스 제공)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허구일 것만 같은 이야기가 대체로 사실이다.

힌츠페터가 보안사에 외신 기자임을 신고하지 않고 들어왔다는 설정은 물론이고, 김만섭이 기지를 발휘해 검문소를 통과하거나,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는 상황 등은 모두 힌츠페터의 증언에 따랐다. 광주에서 빠져나올 때도 그가 겪었던 위험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다가왔다고.

장 감독은 “이미 빠져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위험할 때 빠져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필름통도 숨겨서 나가야만 했다. 당시 도와줬던 이들이 없었다면 보도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평범한 택시운전사 김만섭이 광주의 비극을 목격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따라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고지전’에서 현실감 넘치는 전쟁 장면을 구현했던 장 감독의 특기는 이번에도 발휘됐다. 마치 힌츠페터의 캠코더처럼 아수라장이 된 광주 시내와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이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는다.

그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다. 택시운전사 김만섭이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광주로 내려가 처음 그 비극을 마주했을 때 어떤 심리적 변화가 생기게 될지에 대한. 인물을 둘러싼 세계가 너무 비극적인 사건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보여줘야 될 것은 정확히 보여줘야 된다고 판단했다”고 이야기했다.

영화는 당시 정부의 검열에 굴복해 진실을 왜곡한 언론들을 질타하기도 한다.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라’는 현수막은 그런 감독의 의도가 담긴 소품이었다.

장훈 감독은 “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몸싸움을 하고 끌려나가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