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사진제공=쇼박스/더램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이를 취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전두환 회고록’ 논란이 맞물리면서 제대로 된 5.18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페이스북 친구님들을 번개로 모셔

‘택시운전사’를 보고 호프미팅도 했다”며 “‘1980년 5월 광주’는 37년전의 과거가 아니라 2017년 현재다.

광주에도, 대한민국에도, 저 개인의 인생에도 그렇다. 그 사실을 통렬하게 깨우친 좋은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택시운전사’가 개봉 5일 만에 400만의 관객을

넘어섰다고 한다”며 “하지만 전두환은 자기 인생을 돌아봐야 할 때가 되어서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기는커녕

자서전을 통해 자신을 ‘5.18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표현하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라고 적는 등

추악한 노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두환과 신군부의 추악한 범죄를 단죄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도 미완성인 5.18의 명확한 진실을

규명하고 그 정신을 계승해야한다”며 “하루빨리 5월의 진실과 광주의 명예가 진정 회복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5.18 기념재단 등 5.18 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두환 회고록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전두환의 사자 명예훼손 소송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판결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 <사진=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캡쳐>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있는 국민의당은 ‘택시운전사’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일부 지도부 인사 및 당직자들은 개봉 다음날인 지난 3일 일찌감치 관람을 마쳤다.

‘택시운전사’는 최근 들어 당 회의 석상에서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일례로 최경환 의원은 지난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요즘 ‘택시운전사’가 연일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관심들을 모아서 지금 국회에 제출돼 있는 5.18의 총체적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빨리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 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시민을 향한 계엄군의 무차별 진압장면을 보고 울지 않는 관객이 없다고 한다.

개봉 이튿날 저희 비대위원들을 포함한 당직자들과 저도 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 역시 5.18 진상규명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우택 “보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보고 뭘 느꼈는지가 중요”

국민의당 당권주자들은 ‘택시운전사’를 하나의 전략으로 활용하는 듯한 모습이다. 영화의 소재가 5.18인 만큼

당 대표 선거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이는 호남 표심을 얻기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당권주자는 정동영 의원. 정동영 의원실은 8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합정동의 한 극장에서 ‘페북 친구들’과 이날 저녁 8시 30분 영화를 함께 관람한다고 공지했다.

정 의원은 이튿날 페이스북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아직도 살아있는 역사이며 끝나지 않은 역사”라고

장문의 소감을 게재하기도 했다.

전격 출마선언으로 당권경쟁에 불을 붙인 안철수 전 대표는 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극장에서 당 출입기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예정이다. 안 전 대표 측은 5.18 당시 도청 앞 집단발포 현장을 목격하고 현장상황을 사진으로 남긴

나경택 전 전남매일 기자와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서울지부 회원, 청년 지지자들도 함께한다고 전했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이 당시 시대 상황을 이해하고 싶다며 모임을 자청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당권주자인 천정배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전두환 측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해 법적대응? 매를 버는

노이즈마케팅!! 5.18 진상규명특별법 빨리 처리해서 다시는 이런 짓 못하게 합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 8일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에서도 ‘택시운전사’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그간 종종 ‘5.18 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보수진영 일각과 거리를 두면서 합리적인 개혁보수의 인상을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9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보수 일각에서 5.18을 종북 몰이하려는 시도가 있다.

북한군이 몇 백이 내려와 민간인 복장을 했다는 왜곡 시각”이라며 “바른정당은 이런 시각에 맞서 싸우고 이 맥락에서

5.18 왜곡을 막겠다. 최고위가 ‘택시운전사’ 단체 관람을 가는 것은 5.18 왜곡에 대한 바른 보수의 분노를 국민에 알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극장에서 ‘택시운전사’를 단체관람하기로 했다.

이혜훈 대표는 9일 대한노인회장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 회고록’ 때문에 논란도 많고 시끄러운데

전 전 대통령 한 분을 보수진영 전체로 오해하는 일이 있을 것 같다”며 “차제에 우리가 같이 영화를 보면서

보수진영에 대한 오해가 씻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단체관람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와 같은 행사에 참석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재 그런(당 차원에서 영화를 보러갈)

계획은 없다”며 “보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보고 뭘 느꼈는지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나는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그게 독일 사람을 태우고 가서 진실을 알리려고 했던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진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 영화의 주제는 심플하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메시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그 교훈을 갖고 이 정부가 뭐를 하겠다는 게 중요한 거지 영화관에 가서 사진 찍고

뭐하고 이런 것만 하고 나오는데 그 점에서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의견을 나타냈다.